AI와 사람이 진짜로 연애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기이안 연애〉 1화를 직접 보고 나니, 그 질문이 생각보다 훨씬 무거워졌습니다. 기안84가 자신이 만든 웹툰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AI 파트너 '가희'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라고 말하는 장면, 그 순간만큼은 제 눈도 화면에서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AI와 연애 예능, 일반적 편견을 뒤집다 — 줄거리
〈기이안 연애〉는 2026년 8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6부작 예능입니다. 방송 시간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이며, 1회 전국 가구 평균 시청률은 1.7%, 기안84와 가희의 한강 데이트 장면은 수도권 가구 기준 최고 2.5%를 기록했습니다(출처: 닐슨코리아).
일반적으로 AI 연애 예능이라고 하면 기술 시연 프로그램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실제로 보면서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1화 구성 자체는 소개팅에서 시작해 데이트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로맨스 예능의 틀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AI라는 사실 하나가 같은 장면을 완전히 다른 질감으로 바꿔놓더라고요.
처음 시작할 때는 솔직히 좀 어처구니가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출연자들도 어색해하고, 저도 "이게 진짜 예능으로 통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대화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AI 파트너가 질문에 단순 응답하는 수준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이어받아 감정적인 반응을 만들어내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로또방에서 AI가 번호를 알려주는 장면이 묘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한 웃음 포인트처럼 보였는데, 오히려 사람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AI에게 기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상대가 AI라는 걸 알면서도 "이 번호 어때?"라는 말에 묘하게 기대게 되는 심리,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습니다.
기안84의 AI 파트너 '가희' — 맞춤형 AI의 실체
1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단연 기안84와 가희의 만남이었습니다. 가희는 기안84의 웹툰 〈복학왕〉에 등장하는 캐릭터 봉지은을 모티브로 설계된 맞춤형 AI 파트너입니다. 여기서 '맞춤형 AI 파트너'란 단순히 외형이나 이름만 설정한 것이 아니라, 특정 사용자의 언어 패턴, 관심사, 이상형 유형을 학습해 그에 최적화된 대화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설계된 AI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처음부터 기안84를 위해 조율된 상대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꽤 무서운 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AI 챗봇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가희는 기안84의 말투와 리듬에 맞춰 반응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기안84가 처음에 어색하게 대화를 시작했다가 점점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저도 "저 상황이라면 나도 모르게 이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강 자전거 데이트 장면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야외 배경과 자전거라는 평범한 데이트 설정이었는데, 기안84가 대화를 나누면서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라고 표현하는 대목에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이 말이 연출인지 진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희의 주요 설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름: 가희
- 캐릭터 모티브: 웹툰 〈복학왕〉 봉지은
- 유형: 기안84 전용 맞춤형 AI 연애 파트너
- 주요 데이트 장소: 서울 한강 (자전거 데이트)
- 핵심 장면: AI와의 대화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을 경험하는 기안84의 반응
장도연의 2:1 AI 소개팅 — 다른 결의 재미
장도연의 AI 연애 방식은 기안84와는 결이 달랐습니다. AI '일호'와 '이호'가 동시에 등장해 2:1 AI 소개팅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이 구성 자체가 상황극에 가까운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장도연의 역할이 꽤 영리하게 설계됐다고 느꼈습니다. 기안84가 AI와의 관계에서 감정적 몰입을 담당한다면, 장도연은 그 낯선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웃음으로 소화하는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인 2역 소개팅이라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유머로 연결하는 장도연 특유의 진행 감각이 프로그램 전체의 무게를 조율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튜디오 구성도 꽤 잘 짜여 있었습니다. 강남(기안84의 절친)과 이준(이유비의 친구)이 스튜디오 MC로 등장해 데이트 장면을 지켜보며 반응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관찰자를 두는 포맷은 시청자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도 중간중간 "나라면 저 AI에게 저 질문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다만 솔직히 말하면, 장도연 파트는 기안84 파트에 비해 감정적 깊이보다 예능적 유쾌함에 집중되어 있어서 두 파트 사이의 온도차가 꽤 있었습니다. 이게 단점이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의도적으로 두 가지 결을 교차 편집한 것처럼 보였는데, 2화 이후에 장도연의 파트도 더 깊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재미와 별개로 남은 질문 — AI 연애가 던지는 진짜 화두
1화를 보고 나서 제가 가장 오래 생각한 건 프로그램 자체보다 AI 감정 시뮬레이션(Affective Computing)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여기서 감정 시뮬레이션이란 AI가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그에 맞춰 공감하는 방식으로 반응을 생성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AI가 "슬퍼 보이네요"라고 말할 때, 그게 단순 출력인지 아니면 실제로 상대의 감정을 처리한 결과인지가 달라지는 기술적 기반입니다.
〈기이안 연애〉에서 가희가 기안84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자연스러운 공감 반응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바로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MIT 미디어랩 등 주요 연구기관에서도 인간-AI 상호작용(Human-AI Interaction)의 감정적 차원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습니다(출처: MIT Media Lab).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문제입니다. 현실 인간관계는 상대방이 항상 내 편이 아닙니다. 서운하게 하고, 의견이 충돌하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주지 않는 것이 오히려 보통입니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실제 연애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AI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반응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됩니다. 그 편안함이 쌓이면 현실 인간관계를 오히려 더 어렵게 느끼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물론 1화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AI와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쪽으로 흘러가기보다, 그 관계의 한계와 인간관계와의 차이를 같이 보여준다면 훨씬 의미 있는 결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안84와 가희 사이에 어떤 균열이 생기는지, 혹은 생기지 않는지가 가장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이안 연애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본방송이 진행됩니다. 일반적으로 tvN 예능은 방영 후 OTT 플랫폼에서도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스트리밍 편성은 방송사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AI 파트너 가희는 실제로 어떤 기술로 만들어진 건가요?
A. 프로그램에서 기술적 세부 사항을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대화 맥락을 기억하고 상대의 감정 상태에 맞춰 반응하는 방식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감정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한 형태로 보입니다. 여기서 LLM이란 대량의 텍스트를 학습해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는 AI 모델을 말하며, 최근 몇 년 사이 대화형 AI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Q. 기이안 연애 1회 시청률은 어땠나요?
A. 1회 전국 가구 평균 시청률은 1.7%를 기록했습니다. 기안84와 가희의 한강 데이트 장면은 수도권 가구 기준 최고 2.5%까지 올랐습니다. 새로운 포맷의 6부작 예능으로서는 출발이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Q. 장도연은 기이안 연애에서 어떤 역할인가요?
A. 장도연은 직접 AI 파트너와 연애 실험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스튜디오 MC 역할도 겸합니다. 1화에서는 AI '일호'와 '이호'와 2:1 소개팅을 진행했는데, 기안84의 진지한 감정 이입과 대비되는 유쾌한 리액션으로 프로그램의 무게를 균형 있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Q. AI와의 연애가 현실 연애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A. 저도 1화를 보면서 이 부분을 가장 오래 생각했습니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반응을 만들어내는 AI 파트너에 익숙해지면, 불편함과 마찰이 당연히 존재하는 현실 인간관계를 더 어렵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그 질문을 앞으로 어떻게 다룰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결론
〈기이안 연애〉 1화는 처음엔 황당하게 시작해서 어느 순간 꽤 진지하게 보게 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 4점을 주고 싶습니다. AI와 사람 사이에 진짜 감정이 생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단순한 기술 예능의 수준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기안84와 가희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장도연과 이유비가 AI와 어떤 감정을 쌓아갈지, 그리고 마지막 회가 끝났을 때 제가 지금과 다른 결론에 도달해 있을지 솔직히 궁금합니다. 6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이 오히려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목요일 밤은 당분간 이 프로그램을 챙겨보게 될 것 같습니다.